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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추천, 저장

해원 - Viva La Vida 감상

오징어눈알 2024. 3. 1. 21:13


https://youtu.be/IFGdVij7zcs?si=4RwS_3upDlMjU6M4



이곡의 가사가 어떤 내용인지 어떤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지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봉기가 일어나 곧 죽음을 앞둔 왕의 시점에서 노래하는 곡인데

기존 내 해석은
앞부분은 폭군이 회한에 잠긴 독백,
뒷 오오 부분은 민중이 외치는 환호의 소리이고
이부분이 실질적인 화자/주인공의 시점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곡은 절대권력에 싸워 승리하는 내용의 곡이고, 제목 Viva la vida는 혁명군에겐 환희를, 몰락하는 왕에겐 반어적으로 비극을 강조하는 그런 장치로 보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 라이브 해원님의 곡을 듣고 생각이 아주 많이 바뀌게 되었는데 - 몰락해 가는 왕을 순수한 주인공으로 두고 노래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한때는 영웅이었을 그가 마지막순간 만큼은 용기있고 명석하던 그시절로 돌아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는 느낌 이었다.

One minute I held the key,
Be my mirror my sword and shield
같은 부분에서는 영웅의 느낌으로

And I discovered that my castles stand Upon pillars of salt and pillars of sand
Who would ever want to be king?
Saint Peter won’t call my name
에서는 자신의 실책을 담담하게 기술하는 느낌으로 (반성은 아니고 ㅎ) 노래를 불러주어서 이노래를 어떻게 해석한걸까 하며 몇번 다시 반복해서 보곤했다


해원님이 예기한 대로 이 몰락해가는 왕도
“그자리를 쟁취하고 버텨낸 한명의 영웅” 이었다고 볼수 있었겠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별안간 셰익스피어의 맥베스가 떠올랐다

(혹은 사면초가의 항우가 더 잘어울리긴 한다…)

약간 설명하자면 맥베스는 충분히 영웅의 자질을 가진 인물이었으나, 영웅에서 악인, 폭군, 정신병자 최후에는 결국 몰락한 왕으로. 운명의 여신(?)의 각본 그대로 꼭두각시가 되어 비극의 결말로 휘말려가는 그런 이야기

(라고 나는 해석하는데 - 맥베스 마음 내부의 열등감, 권력욕, 악함에 대해 이야기 하는 의견도 있는데 당연히 충분히 이해하는 바이다)

영웅이었던 맥베스가 비극적이고 외로운 처절한 최악의 결말에서 자신의 삶을 회상하며 이렇게 외치는 것이다. Viva la vida!
어떠한 비극이라도 인정하는
후회없이 패배를 받아들이는
일종의 인간의 미덕 같은게 느껴졌다

요약. 이전에는 선과악 승자와패자로 이해했다면, 이제는 사람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어떤 비극적인 운명을 마주한 한 인간의 마지막 독백으로 이해하게 되었다는것.

그러고보면 이곡의 제목은 프리다칼로의 작품에 나오는 문구이고 콜드플레이도 여기서 제목을 따 왔다고 한다. 죽음의 문턱에서 VIVA LA VIDA를 외친 숭고한 인간 프리다칼로. 그녀와도 접점이 분명 느껴진다.

여튼 해원님의 좋은 라이브 한곡으로 글 한번 제대로 써본적없는 비루한 한명의 인간이 감상글을 여기 침대에 누워 핸드폰으로 꼼지락꼼지락 올려본다.
이런 감상글 몇마디가 어울리지 않는 아주 좋은 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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