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중국요리에 대하여

복음밥


내가 가장 좋아하는 중국 요리를 뽑으라면 볶음밥.
딱 계란볶음밥. 정확히 계란소금볶음밥 (간장안됌)
재료는 식용유, 계란, 냉동밥, 파, 소금 네가지가 끝
아마 중국요리중에 가장 단순한 요리가 볶음밥이 아닐까

볶음밥을 먹어보면 중국집의 수준을 알수있다고 했다.
요리라는것은 재료 + 조리방식
이 요리는 재료는 단순하지만, 조리 방식 조리기술이 가장 잘 묻어나는 요리이기도 하다.

한여름 시안(장안 - 진시황 진나라 도읍), 기온40 습도 90퍼 의 지독한 더위속에서
길거리에서 파는 볶음밥은 천하제일의 맛이었다 (미미!)

주인장 아주머니가 땀을 뻘뻘 쏟으면서 요리를 시작한다. 연탄 3개가 들어간 불구덩이에 웍을 올리고
기름을 탁 두르고 계란까고 냉동밥을 넣어 조리하는시간 1분이면 족하다. 탁 하고 플라스틱 그릇에 볶음밥을 던지듯 올려 나오는데,

자리에 앉아 한입 딱 먹으면 쌀알의 포실포실함이 가장 먼저 느껴진다. 밥알 한알한알이 기름에 코팅되어 풀풀 날리는 그 질감. (비유하자면 구슬아이스크림 느낌이랄까 - 녹으면 뭉치지만 강하게 얼어있을때는 알알이 흩어지는)
그리고 뒤이어 따라오는 풍미. 뜨거운 용광로에서 재료들이 달달달달 사정없이 볶이면서 축적된 감칠맛. 요리되기 전의 그 재료에서는 상상할수 없던 맛이 나는것이다. (전문용어 : 마이아르반응이라고 합니다)

웍을통해 완전히 새로운 요리가 되었지만, 워낙 담박한 구성으로 인해 요리되기 전 그 재료들의 맛이 하나하나 느껴진다. 맛은 합쳐지며 또 분리된다. 우리사람들이 모여 가족, 사회, 국가를 만들고 또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것 처럼
많은 고수준의 중국요리가 웍, 기름과 연탄을 사용한 이 조리법으로 만들어지는데,  그 핵심을 가장 심오하게 잘 보여주는 요리가 볶음밥이라고 할 수 있고, 그래서 내 최애라 할 수 있다
(간단하게 볶음요리 라고 할수있지만 - 중국식 볶음은 일반 볶음요리라고 할수없다는게 내 생각)